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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22222222 120년 ‘금단구역’ 용산공원 열렸다…“대통령실도 보이네”한 세기가 넘는 120여 년의 시간이 지나 용산공원이 국민에 더 가까이 다가왔다. 청나라와 일본군 주둔에 이어 미군 기지로 사용되며 ‘금단의 땅’으로 여겨지던 서울 용산공원이 지난 10일부터 열흘간 시범개방된 것이다. 가까우면서도 다가갈 수 없었던 용산공원은 2003년 한미정상 간 용산기지 평택 이전 합의, 2005년 공원화 결정으로 전환기를 맞았다. 용산공원은 300만㎡, 여의도보다 큰 도심 속 초대형 공원부지이자 최근 대통령실이 용산공원과 맞닿은 곳으로 이전하면서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조성되는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 날 그 곳을 찾아가봤다. 신용산역 1번 출구에서 출발해 3분 정도 걸어올라가면 용산공원의 출입구인 14번 게이트를 만나게 된다. 현재 용산공원은 미군기지에서 사용하던 14번 게이트를 통해서만 출입이 가능하다. 출입구에 들어서자 하늘을 가리지 않는 낮은 건물들과 곳곳에 빼곡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들이 인근의 고층건물과 극명하게 대조돼 눈길을 사로잡는다. 출입구 주변에서는 용산공원을 향한 국민의 첫 걸음을 환대하는 군악대·의장대의 ‘국민이 열다’ 환영공연이 펼쳐졌다. 시범개방 첫날을 더할나위 없이 기념하듯 웅장하고 힘찬 트럼펫 소리가 방문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날인 지난 10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시민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위)/시범개방 첫날을 기념해 군악대·의장대의 환영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용산공원은 자유롭게 거닐며 주요공간을 둘러보는 방법과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함께 산책하는 방법으로 탐방할 수 있었다. 이날 첫 해설에 나선 이성남 한국국학진흥원 근대기록문화조사원은 출입구를 통해 들어오면 처음 마주하는 공간인 장군숙소를 시작으로 용산공원을 소개했다. 1959년 건축된 장군숙소는 지난 2020년 7월 개방된 서빙고역 인근 장교숙소 5단지보다 일찍 지어졌다. 전형적인 미국식 전원주택이자 정원이 딸린 단독주택 형태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장군숙소 인근에는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몇 가지 이색적인 요소들도 찾아볼 수 있다. 110볼트의 나무 전봇대와 220볼트의 콘크리트 전봇대가 동시에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는데, 특히 나무 전봇대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사용됐던 것으로 이 공간의 쌓여있는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어머니와 함께 용산공원을 찾은 서울 용산구 주민 이익표 씨는 “원래 장군관사였던 만큼, 관리도 잘 돼 있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풍겨 좋다”며 “앞으로 공원처럼 잘 쓰이면 좋겠다. 근처에 살다보니 추후 내부도 공개되면 여유 있을 때 또 오지 않을까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날인 지난 10일 장군숙소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방문객들(위). / 장군숙소 사이 조성돼 있는 가로수길.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장군숙소를 지나 걷다보면 빨간색의 ‘경청 우체통’을 만나게 된다. 용산공원에 국민이 바라는 점과 기대 등을 엽서에 자유롭게 작성해 보낼 수 있는 우체통이다. 우체통을 지나 대통령실 남측구역을 향해 가다보니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준비한 재미있는 체험공간도 만날 수 있었다. 물 맛 블라인드 테스트, 친환경 수돗물 음용, 투명 페트병 수거 등을 체험해보면서 뜨거운 햇빛을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용산공원 내부 곳곳에 설치된 경청우체통(위).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실시한 물 맛 블라인드 테스트 등 체험행사 공간. 대통령실 남측구역까지 완전히 다다르면 탁 트인 풍광과 함께 길섶으로 늘어선 플라타너스가 장관을 이룬다. 식음료 코너가 마련된 휴게공간에서는 잠깐의 쉼과 함께 들을 수 있는 버스킹 음악공연도 열렸다. 대통령실 건물을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는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드넓은 잔디밭과 관람객들을 환대하듯 바람에 움직이는 하얀 바람개비들이 하나의 풍경을 이뤄 포토존으로도 제격이다. 또 대통령실 앞뜰과 전시된 경호장비를 관람할 수 있는 대통령실 앞뜰 방문신청도 연이은 대기신청으로 많은 인파가 모였다. 서울 마포구에서 온 정영숙 씨는 “대통령실을 가까이서 바로 볼 수 있고 드넓은 잔디를 꾸민 바람개비도 굉장히 인상깊다. 새 정부가 들어서서 국민에게 용산공원을 개방해주니 벅차고,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어 힘이 생긴다”며 “우리 후손들에게 이런 나라를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다른 분들에게도 당연히 가보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내와 함께 용산공원을 찾은 황용민 씨도 “그동안 구중궁궐 같은 공간에 갇혀있던 권위주의의 상징에서 탈피해 대통령실을 이 곳으로 이전하고, 동시에 용산공원도 개방돼 정말 뜻깊고 가슴 벅차다”며 “청와대 개방 때도 갔었는데, 이 곳도 마찬가지로 멋진 관광지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반환받은 주한미군 장군 숙소부지 등에 조성된 용산공원이 시범개방된 지난 10일 시민들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이날 첫 해설자로 나섰던 이성남 씨는 “이러한 역사적인 공간에서 이 곳을 찾은 분들에게 길을 안내하며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며 “120여 년 동안의 상흔이 있는 땅이기에 이 곳의 역사성을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시범개방 첫날 방문객들과 함께 입장해 용산공원을 둘러봤다. 원 장관은 “이제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서 몇 년간 준비과정을 거쳐 국민의 새로운 휴식과 충전의 공간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산공원 시범개방은 오는 19일까지 열흘간 실시된다. 시범 개방 부지는 신용산역에서 시작해 장군 숙소와 대통령실 남측 구역, 스포츠필드(국립중앙박물관 북측)를 지나는 직선거리 약 1.1㎞의 대규모 공간이다. 개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지만 머물 수 있는 시간은 2시간으로 제한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용산공원 시범개방 안내 누리집 3곳(www.yongsanparkstory.kr, www.yongsanparkstory.com, www.yongsanparkstory.net)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네이버 예약을 통해 방문날짜를 선택해 예약할 수 있다. 매일 5회차(오전 9시·11시, 오후 1시·3시·5시) 중 하나를 선택해 예약할 수 있고 회차별로 500명, 하루 최대 2500명 관람이 가능하다. 선착순 접수임에 예약 결과는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방문 시 예약자 본인과 대통령실 앞뜰 방문 희망자는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만 14세 미만 청소년과 어린이는 신분증 없이 보호자(부모·인솔교사)와 동반하는 경우 입장할 수 있다. 만 14세 이상 청소년 본인이 신청자인 경우 학생증을 지참해야 한다. 국토부는 시범개방 동안 용산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의 의견을 수렴·반영해, 오는 9월 전면 임시개방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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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금단구역’ 용산공원 열렸다…“대통령실도 보이네”한 세기가 넘는 120여 년의 시간이 지나 용산공원이 국민에 더 가까이 다가왔다. 청나라와 일본군 주둔에 이어 미군 기지로 사용되며 ‘금단의 땅’으로 여겨지던 서울 용산공원이 지난 10일부터 열흘간 시범개방된 것이다. 가까우면서도 다가갈 수 없었던 용산공원은 2003년 한미정상 간 용산기지 평택 이전 합의, 2005년 공원화 결정으로 전환기를 맞았다. 용산공원은 300만㎡, 여의도보다 큰 도심 속 초대형 공원부지이자 최근 대통령실이 용산공원과 맞닿은 곳으로 이전하면서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조성되는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 날 그 곳을 찾아가봤다. 신용산역 1번 출구에서 출발해 3분 정도 걸어올라가면 용산공원의 출입구인 14번 게이트를 만나게 된다. 현재 용산공원은 미군기지에서 사용하던 14번 게이트를 통해서만 출입이 가능하다. 출입구에 들어서자 하늘을 가리지 않는 낮은 건물들과 곳곳에 빼곡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들이 인근의 고층건물과 극명하게 대조돼 눈길을 사로잡는다. 출입구 주변에서는 용산공원을 향한 국민의 첫 걸음을 환대하는 군악대·의장대의 ‘국민이 열다’ 환영공연이 펼쳐졌다. 시범개방 첫날을 더할나위 없이 기념하듯 웅장하고 힘찬 트럼펫 소리가 방문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날인 지난 10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시민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위)/시범개방 첫날을 기념해 군악대·의장대의 환영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용산공원은 자유롭게 거닐며 주요공간을 둘러보는 방법과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함께 산책하는 방법으로 탐방할 수 있었다. 이날 첫 해설에 나선 이성남 한국국학진흥원 근대기록문화조사원은 출입구를 통해 들어오면 처음 마주하는 공간인 장군숙소를 시작으로 용산공원을 소개했다. 1959년 건축된 장군숙소는 지난 2020년 7월 개방된 서빙고역 인근 장교숙소 5단지보다 일찍 지어졌다. 전형적인 미국식 전원주택이자 정원이 딸린 단독주택 형태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장군숙소 인근에는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몇 가지 이색적인 요소들도 찾아볼 수 있다. 110볼트의 나무 전봇대와 220볼트의 콘크리트 전봇대가 동시에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는데, 특히 나무 전봇대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사용됐던 것으로 이 공간의 쌓여있는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어머니와 함께 용산공원을 찾은 서울 용산구 주민 이익표 씨는 “원래 장군관사였던 만큼, 관리도 잘 돼 있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풍겨 좋다”며 “앞으로 공원처럼 잘 쓰이면 좋겠다. 근처에 살다보니 추후 내부도 공개되면 여유 있을 때 또 오지 않을까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날인 지난 10일 장군숙소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방문객들(위). / 장군숙소 사이 조성돼 있는 가로수길.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장군숙소를 지나 걷다보면 빨간색의 ‘경청 우체통’을 만나게 된다. 용산공원에 국민이 바라는 점과 기대 등을 엽서에 자유롭게 작성해 보낼 수 있는 우체통이다. 우체통을 지나 대통령실 남측구역을 향해 가다보니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준비한 재미있는 체험공간도 만날 수 있었다. 물 맛 블라인드 테스트, 친환경 수돗물 음용, 투명 페트병 수거 등을 체험해보면서 뜨거운 햇빛을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용산공원 내부 곳곳에 설치된 경청우체통(위).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실시한 물 맛 블라인드 테스트 등 체험행사 공간. 대통령실 남측구역까지 완전히 다다르면 탁 트인 풍광과 함께 길섶으로 늘어선 플라타너스가 장관을 이룬다. 식음료 코너가 마련된 휴게공간에서는 잠깐의 쉼과 함께 들을 수 있는 버스킹 음악공연도 열렸다. 대통령실 건물을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는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드넓은 잔디밭과 관람객들을 환대하듯 바람에 움직이는 하얀 바람개비들이 하나의 풍경을 이뤄 포토존으로도 제격이다. 또 대통령실 앞뜰과 전시된 경호장비를 관람할 수 있는 대통령실 앞뜰 방문신청도 연이은 대기신청으로 많은 인파가 모였다. 서울 마포구에서 온 정영숙 씨는 “대통령실을 가까이서 바로 볼 수 있고 드넓은 잔디를 꾸민 바람개비도 굉장히 인상깊다. 새 정부가 들어서서 국민에게 용산공원을 개방해주니 벅차고,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어 힘이 생긴다”며 “우리 후손들에게 이런 나라를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다른 분들에게도 당연히 가보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내와 함께 용산공원을 찾은 황용민 씨도 “그동안 구중궁궐 같은 공간에 갇혀있던 권위주의의 상징에서 탈피해 대통령실을 이 곳으로 이전하고, 동시에 용산공원도 개방돼 정말 뜻깊고 가슴 벅차다”며 “청와대 개방 때도 갔었는데, 이 곳도 마찬가지로 멋진 관광지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반환받은 주한미군 장군 숙소부지 등에 조성된 용산공원이 시범개방된 지난 10일 시민들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이날 첫 해설자로 나섰던 이성남 씨는 “이러한 역사적인 공간에서 이 곳을 찾은 분들에게 길을 안내하며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며 “120여 년 동안의 상흔이 있는 땅이기에 이 곳의 역사성을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시범개방 첫날 방문객들과 함께 입장해 용산공원을 둘러봤다. 원 장관은 “이제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서 몇 년간 준비과정을 거쳐 국민의 새로운 휴식과 충전의 공간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산공원 시범개방은 오는 19일까지 열흘간 실시된다. 시범 개방 부지는 신용산역에서 시작해 장군 숙소와 대통령실 남측 구역, 스포츠필드(국립중앙박물관 북측)를 지나는 직선거리 약 1.1㎞의 대규모 공간이다. 개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지만 머물 수 있는 시간은 2시간으로 제한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용산공원 시범개방 안내 누리집 3곳(www.yongsanparkstory.kr, www.yongsanparkstory.com, www.yongsanparkstory.net)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네이버 예약을 통해 방문날짜를 선택해 예약할 수 있다. 매일 5회차(오전 9시·11시, 오후 1시·3시·5시) 중 하나를 선택해 예약할 수 있고 회차별로 500명, 하루 최대 2500명 관람이 가능하다. 선착순 접수임에 예약 결과는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방문 시 예약자 본인과 대통령실 앞뜰 방문 희망자는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만 14세 미만 청소년과 어린이는 신분증 없이 보호자(부모·인솔교사)와 동반하는 경우 입장할 수 있다. 만 14세 이상 청소년 본인이 신청자인 경우 학생증을 지참해야 한다. 국토부는 시범개방 동안 용산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의 의견을 수렴·반영해, 오는 9월 전면 임시개방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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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333322)120년 ‘금단구역’ 용산공원 열렸다…“대통령실도 보이네”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 2222222222222222222222222 한 세기가 넘는 120여 년의 시간이 지나 용산공원이 국민에 더 가까이 다가왔다. 청나라와 일본군 주둔에 이어 미군 기지로 사용되며 ‘금단의 땅’으로 여겨지던 서울 용산공원이 지난 10일부터 열흘간 시범개방된 것이다. 가까우면서도 다가갈 수 없었던 용산공원은 2003년 한미정상 간 용산기지 평택 이전 합의, 2005년 공원화 결정으로 전환기를 맞았다. 용산공원은 300만㎡, 여의도보다 큰 도심 속 초대형 공원부지이자 최근 대통령실이 용산공원과 맞닿은 곳으로 이전하면서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조성되는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 날 그 곳을 찾아가봤다. 신용산역 1번 출구에서 출발해 3분 정도 걸어올라가면 용산공원의 출입구인 14번 게이트를 만나게 된다. 현재 용산공원은 미군기지에서 사용하던 14번 게이트를 통해서만 출입이 가능하다. 출입구에 들어서자 하늘을 가리지 않는 낮은 건물들과 곳곳에 빼곡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들이 인근의 고층건물과 극명하게 대조돼 눈길을 사로잡는다. 출입구 주변에서는 용산공원을 향한 국민의 첫 걸음을 환대하는 군악대·의장대의 ‘국민이 열다’ 환영공연이 펼쳐졌다. 시범개방 첫날을 더할나위 없이 기념하듯 웅장하고 힘찬 트럼펫 소리가 방문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날인 지난 10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시민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위)/시범개방 첫날을 기념해 군악대·의장대의 환영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용산공원은 자유롭게 거닐며 주요공간을 둘러보는 방법과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함께 산책하는 방법으로 탐방할 수 있었다. 이날 첫 해설에 나선 이성남 한국국학진흥원 근대기록문화조사원은 출입구를 통해 들어오면 처음 마주하는 공간인 장군숙소를 시작으로 용산공원을 소개했다. 1959년 건축된 장군숙소는 지난 2020년 7월 개방된 서빙고역 인근 장교숙소 5단지보다 일찍 지어졌다. 전형적인 미국식 전원주택이자 정원이 딸린 단독주택 형태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장군숙소 인근에는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몇 가지 이색적인 요소들도 찾아볼 수 있다. 110볼트의 나무 전봇대와 220볼트의 콘크리트 전봇대가 동시에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는데, 특히 나무 전봇대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사용됐던 것으로 이 공간의 쌓여있는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어머니와 함께 용산공원을 찾은 서울 용산구 주민 이익표 씨는 “원래 장군관사였던 만큼, 관리도 잘 돼 있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풍겨 좋다”며 “앞으로 공원처럼 잘 쓰이면 좋겠다. 근처에 살다보니 추후 내부도 공개되면 여유 있을 때 또 오지 않을까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날인 지난 10일 장군숙소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방문객들(위). / 장군숙소 사이 조성돼 있는 가로수길.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장군숙소를 지나 걷다보면 빨간색의 ‘경청 우체통’을 만나게 된다. 용산공원에 국민이 바라는 점과 기대 등을 엽서에 자유롭게 작성해 보낼 수 있는 우체통이다. 우체통을 지나 대통령실 남측구역을 향해 가다보니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준비한 재미있는 체험공간도 만날 수 있었다. 물 맛 블라인드 테스트, 친환경 수돗물 음용, 투명 페트병 수거 등을 체험해보면서 뜨거운 햇빛을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용산공원 내부 곳곳에 설치된 경청우체통(위).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실시한 물 맛 블라인드 테스트 등 체험행사 공간. 대통령실 남측구역까지 완전히 다다르면 탁 트인 풍광과 함께 길섶으로 늘어선 플라타너스가 장관을 이룬다. 식음료 코너가 마련된 휴게공간에서는 잠깐의 쉼과 함께 들을 수 있는 버스킹 음악공연도 열렸다. 대통령실 건물을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는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드넓은 잔디밭과 관람객들을 환대하듯 바람에 움직이는 하얀 바람개비들이 하나의 풍경을 이뤄 포토존으로도 제격이다. 또 대통령실 앞뜰과 전시된 경호장비를 관람할 수 있는 대통령실 앞뜰 방문신청도 연이은 대기신청으로 많은 인파가 모였다. 서울 마포구에서 온 정영숙 씨는 “대통령실을 가까이서 바로 볼 수 있고 드넓은 잔디를 꾸민 바람개비도 굉장히 인상깊다. 새 정부가 들어서서 국민에게 용산공원을 개방해주니 벅차고,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어 힘이 생긴다”며 “우리 후손들에게 이런 나라를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다른 분들에게도 당연히 가보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내와 함께 용산공원을 찾은 황용민 씨도 “그동안 구중궁궐 같은 공간에 갇혀있던 권위주의의 상징에서 탈피해 대통령실을 이 곳으로 이전하고, 동시에 용산공원도 개방돼 정말 뜻깊고 가슴 벅차다”며 “청와대 개방 때도 갔었는데, 이 곳도 마찬가지로 멋진 관광지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반환받은 주한미군 장군 숙소부지 등에 조성된 용산공원이 시범개방된 지난 10일 시민들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이날 첫 해설자로 나섰던 이성남 씨는 “이러한 역사적인 공간에서 이 곳을 찾은 분들에게 길을 안내하며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며 “120여 년 동안의 상흔이 있는 땅이기에 이 곳의 역사성을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시범개방 첫날 방문객들과 함께 입장해 용산공원을 둘러봤다. 원 장관은 “이제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서 몇 년간 준비과정을 거쳐 국민의 새로운 휴식과 충전의 공간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산공원 시범개방은 오는 19일까지 열흘간 실시된다. 시범 개방 부지는 신용산역에서 시작해 장군 숙소와 대통령실 남측 구역, 스포츠필드(국립중앙박물관 북측)를 지나는 직선거리 약 1.1㎞의 대규모 공간이다. 개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지만 머물 수 있는 시간은 2시간으로 제한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용산공원 시범개방 안내 누리집 3곳(www.yongsanparkstory.kr, www.yongsanparkstory.com, www.yongsanparkstory.net)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네이버 예약을 통해 방문날짜를 선택해 예약할 수 있다. 매일 5회차(오전 9시·11시, 오후 1시·3시·5시) 중 하나를 선택해 예약할 수 있고 회차별로 500명, 하루 최대 2500명 관람이 가능하다. 선착순 접수임에 예약 결과는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방문 시 예약자 본인과 대통령실 앞뜰 방문 희망자는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만 14세 미만 청소년과 어린이는 신분증 없이 보호자(부모·인솔교사)와 동반하는 경우 입장할 수 있다. 만 14세 이상 청소년 본인이 신청자인 경우 학생증을 지참해야 한다. 국토부는 시범개방 동안 용산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의 의견을 수렴·반영해, 오는 9월 전면 임시개방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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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2)120년 ‘금단구역’ 용산공원 열렸다…“대통령실도 보이네”22222222222222222222 22222222222222222222222222 한 세기가 넘는 120여 년의 시간이 지나 용산공원이 국민에 더 가까이 다가왔다. 청나라와 일본군 주둔에 이어 미군 기지로 사용되며 ‘금단의 땅’으로 여겨지던 서울 용산공원이 지난 10일부터 열흘간 시범개방된 것이다. 가까우면서도 다가갈 수 없었던 용산공원은 2003년 한미정상 간 용산기지 평택 이전 합의, 2005년 공원화 결정으로 전환기를 맞았다. 용산공원은 300만㎡, 여의도보다 큰 도심 속 초대형 공원부지이자 최근 대통령실이 용산공원과 맞닿은 곳으로 이전하면서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조성되는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 날 그 곳을 찾아가봤다. 신용산역 1번 출구에서 출발해 3분 정도 걸어올라가면 용산공원의 출입구인 14번 게이트를 만나게 된다. 현재 용산공원은 미군기지에서 사용하던 14번 게이트를 통해서만 출입이 가능하다. 출입구에 들어서자 하늘을 가리지 않는 낮은 건물들과 곳곳에 빼곡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들이 인근의 고층건물과 극명하게 대조돼 눈길을 사로잡는다. 출입구 주변에서는 용산공원을 향한 국민의 첫 걸음을 환대하는 군악대·의장대의 ‘국민이 열다’ 환영공연이 펼쳐졌다. 시범개방 첫날을 더할나위 없이 기념하듯 웅장하고 힘찬 트럼펫 소리가 방문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날인 지난 10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시민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위)/시범개방 첫날을 기념해 군악대·의장대의 환영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용산공원은 자유롭게 거닐며 주요공간을 둘러보는 방법과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함께 산책하는 방법으로 탐방할 수 있었다. 이날 첫 해설에 나선 이성남 한국국학진흥원 근대기록문화조사원은 출입구를 통해 들어오면 처음 마주하는 공간인 장군숙소를 시작으로 용산공원을 소개했다. 1959년 건축된 장군숙소는 지난 2020년 7월 개방된 서빙고역 인근 장교숙소 5단지보다 일찍 지어졌다. 전형적인 미국식 전원주택이자 정원이 딸린 단독주택 형태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장군숙소 인근에는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몇 가지 이색적인 요소들도 찾아볼 수 있다. 110볼트의 나무 전봇대와 220볼트의 콘크리트 전봇대가 동시에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는데, 특히 나무 전봇대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사용됐던 것으로 이 공간의 쌓여있는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어머니와 함께 용산공원을 찾은 서울 용산구 주민 이익표 씨는 “원래 장군관사였던 만큼, 관리도 잘 돼 있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풍겨 좋다”며 “앞으로 공원처럼 잘 쓰이면 좋겠다. 근처에 살다보니 추후 내부도 공개되면 여유 있을 때 또 오지 않을까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날인 지난 10일 장군숙소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방문객들(위). / 장군숙소 사이 조성돼 있는 가로수길.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장군숙소를 지나 걷다보면 빨간색의 ‘경청 우체통’을 만나게 된다. 용산공원에 국민이 바라는 점과 기대 등을 엽서에 자유롭게 작성해 보낼 수 있는 우체통이다. 우체통을 지나 대통령실 남측구역을 향해 가다보니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준비한 재미있는 체험공간도 만날 수 있었다. 물 맛 블라인드 테스트, 친환경 수돗물 음용, 투명 페트병 수거 등을 체험해보면서 뜨거운 햇빛을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용산공원 내부 곳곳에 설치된 경청우체통(위).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실시한 물 맛 블라인드 테스트 등 체험행사 공간. 대통령실 남측구역까지 완전히 다다르면 탁 트인 풍광과 함께 길섶으로 늘어선 플라타너스가 장관을 이룬다. 식음료 코너가 마련된 휴게공간에서는 잠깐의 쉼과 함께 들을 수 있는 버스킹 음악공연도 열렸다. 대통령실 건물을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는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드넓은 잔디밭과 관람객들을 환대하듯 바람에 움직이는 하얀 바람개비들이 하나의 풍경을 이뤄 포토존으로도 제격이다. 또 대통령실 앞뜰과 전시된 경호장비를 관람할 수 있는 대통령실 앞뜰 방문신청도 연이은 대기신청으로 많은 인파가 모였다. 서울 마포구에서 온 정영숙 씨는 “대통령실을 가까이서 바로 볼 수 있고 드넓은 잔디를 꾸민 바람개비도 굉장히 인상깊다. 새 정부가 들어서서 국민에게 용산공원을 개방해주니 벅차고,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어 힘이 생긴다”며 “우리 후손들에게 이런 나라를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다른 분들에게도 당연히 가보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내와 함께 용산공원을 찾은 황용민 씨도 “그동안 구중궁궐 같은 공간에 갇혀있던 권위주의의 상징에서 탈피해 대통령실을 이 곳으로 이전하고, 동시에 용산공원도 개방돼 정말 뜻깊고 가슴 벅차다”며 “청와대 개방 때도 갔었는데, 이 곳도 마찬가지로 멋진 관광지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반환받은 주한미군 장군 숙소부지 등에 조성된 용산공원이 시범개방된 지난 10일 시민들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이날 첫 해설자로 나섰던 이성남 씨는 “이러한 역사적인 공간에서 이 곳을 찾은 분들에게 길을 안내하며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며 “120여 년 동안의 상흔이 있는 땅이기에 이 곳의 역사성을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시범개방 첫날 방문객들과 함께 입장해 용산공원을 둘러봤다. 원 장관은 “이제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서 몇 년간 준비과정을 거쳐 국민의 새로운 휴식과 충전의 공간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산공원 시범개방은 오는 19일까지 열흘간 실시된다. 시범 개방 부지는 신용산역에서 시작해 장군 숙소와 대통령실 남측 구역, 스포츠필드(국립중앙박물관 북측)를 지나는 직선거리 약 1.1㎞의 대규모 공간이다. 개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지만 머물 수 있는 시간은 2시간으로 제한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용산공원 시범개방 안내 누리집 3곳(www.yongsanparkstory.kr, www.yongsanparkstory.com, www.yongsanparkstory.net)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네이버 예약을 통해 방문날짜를 선택해 예약할 수 있다. 매일 5회차(오전 9시·11시, 오후 1시·3시·5시) 중 하나를 선택해 예약할 수 있고 회차별로 500명, 하루 최대 2500명 관람이 가능하다. 선착순 접수임에 예약 결과는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방문 시 예약자 본인과 대통령실 앞뜰 방문 희망자는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만 14세 미만 청소년과 어린이는 신분증 없이 보호자(부모·인솔교사)와 동반하는 경우 입장할 수 있다. 만 14세 이상 청소년 본인이 신청자인 경우 학생증을 지참해야 한다. 국토부는 시범개방 동안 용산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의 의견을 수렴·반영해, 오는 9월 전면 임시개방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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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금단구역’ 용산공원 열렸다…“대통령실도 보이네”한 세기가 넘는 120여 년의 시간이 지나 용산공원이 국민에 더 가까이 다가왔다. 청나라와 일본군 주둔에 이어 미군 기지로 사용되며 ‘금단의 땅’으로 여겨지던 서울 용산공원이 지난 10일부터 열흘간 시범개방된 것이다. 가까우면서도 다가갈 수 없었던 용산공원은 2003년 한미정상 간 용산기지 평택 이전 합의, 2005년 공원화 결정으로 전환기를 맞았다. 용산공원은 300만㎡, 여의도보다 큰 도심 속 초대형 공원부지이자 최근 대통령실이 용산공원과 맞닿은 곳으로 이전하면서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조성되는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 날 그 곳을 찾아가봤다. 신용산역 1번 출구에서 출발해 3분 정도 걸어올라가면 용산공원의 출입구인 14번 게이트를 만나게 된다. 현재 용산공원은 미군기지에서 사용하던 14번 게이트를 통해서만 출입이 가능하다. 출입구에 들어서자 하늘을 가리지 않는 낮은 건물들과 곳곳에 빼곡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들이 인근의 고층건물과 극명하게 대조돼 눈길을 사로잡는다. 출입구 주변에서는 용산공원을 향한 국민의 첫 걸음을 환대하는 군악대·의장대의 ‘국민이 열다’ 환영공연이 펼쳐졌다. 시범개방 첫날을 더할나위 없이 기념하듯 웅장하고 힘찬 트럼펫 소리가 방문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날인 지난 10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시민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위)/시범개방 첫날을 기념해 군악대·의장대의 환영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용산공원은 자유롭게 거닐며 주요공간을 둘러보는 방법과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함께 산책하는 방법으로 탐방할 수 있었다. 이날 첫 해설에 나선 이성남 한국국학진흥원 근대기록문화조사원은 출입구를 통해 들어오면 처음 마주하는 공간인 장군숙소를 시작으로 용산공원을 소개했다. 1959년 건축된 장군숙소는 지난 2020년 7월 개방된 서빙고역 인근 장교숙소 5단지보다 일찍 지어졌다. 전형적인 미국식 전원주택이자 정원이 딸린 단독주택 형태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장군숙소 인근에는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몇 가지 이색적인 요소들도 찾아볼 수 있다. 110볼트의 나무 전봇대와 220볼트의 콘크리트 전봇대가 동시에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는데, 특히 나무 전봇대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사용됐던 것으로 이 공간의 쌓여있는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어머니와 함께 용산공원을 찾은 서울 용산구 주민 이익표 씨는 “원래 장군관사였던 만큼, 관리도 잘 돼 있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풍겨 좋다”며 “앞으로 공원처럼 잘 쓰이면 좋겠다. 근처에 살다보니 추후 내부도 공개되면 여유 있을 때 또 오지 않을까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날인 지난 10일 장군숙소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방문객들(위). / 장군숙소 사이 조성돼 있는 가로수길.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장군숙소를 지나 걷다보면 빨간색의 ‘경청 우체통’을 만나게 된다. 용산공원에 국민이 바라는 점과 기대 등을 엽서에 자유롭게 작성해 보낼 수 있는 우체통이다. 우체통을 지나 대통령실 남측구역을 향해 가다보니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준비한 재미있는 체험공간도 만날 수 있었다. 물 맛 블라인드 테스트, 친환경 수돗물 음용, 투명 페트병 수거 등을 체험해보면서 뜨거운 햇빛을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용산공원 내부 곳곳에 설치된 경청우체통(위).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실시한 물 맛 블라인드 테스트 등 체험행사 공간. 대통령실 남측구역까지 완전히 다다르면 탁 트인 풍광과 함께 길섶으로 늘어선 플라타너스가 장관을 이룬다. 식음료 코너가 마련된 휴게공간에서는 잠깐의 쉼과 함께 들을 수 있는 버스킹 음악공연도 열렸다. 대통령실 건물을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는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드넓은 잔디밭과 관람객들을 환대하듯 바람에 움직이는 하얀 바람개비들이 하나의 풍경을 이뤄 포토존으로도 제격이다. 또 대통령실 앞뜰과 전시된 경호장비를 관람할 수 있는 대통령실 앞뜰 방문신청도 연이은 대기신청으로 많은 인파가 모였다. 서울 마포구에서 온 정영숙 씨는 “대통령실을 가까이서 바로 볼 수 있고 드넓은 잔디를 꾸민 바람개비도 굉장히 인상깊다. 새 정부가 들어서서 국민에게 용산공원을 개방해주니 벅차고,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어 힘이 생긴다”며 “우리 후손들에게 이런 나라를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다른 분들에게도 당연히 가보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내와 함께 용산공원을 찾은 황용민 씨도 “그동안 구중궁궐 같은 공간에 갇혀있던 권위주의의 상징에서 탈피해 대통령실을 이 곳으로 이전하고, 동시에 용산공원도 개방돼 정말 뜻깊고 가슴 벅차다”며 “청와대 개방 때도 갔었는데, 이 곳도 마찬가지로 멋진 관광지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반환받은 주한미군 장군 숙소부지 등에 조성된 용산공원이 시범개방된 지난 10일 시민들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이날 첫 해설자로 나섰던 이성남 씨는 “이러한 역사적인 공간에서 이 곳을 찾은 분들에게 길을 안내하며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며 “120여 년 동안의 상흔이 있는 땅이기에 이 곳의 역사성을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시범개방 첫날 방문객들과 함께 입장해 용산공원을 둘러봤다. 원 장관은 “이제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서 몇 년간 준비과정을 거쳐 국민의 새로운 휴식과 충전의 공간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산공원 시범개방은 오는 19일까지 열흘간 실시된다. 시범 개방 부지는 신용산역에서 시작해 장군 숙소와 대통령실 남측 구역, 스포츠필드(국립중앙박물관 북측)를 지나는 직선거리 약 1.1㎞의 대규모 공간이다. 개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지만 머물 수 있는 시간은 2시간으로 제한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용산공원 시범개방 안내 누리집 3곳(www.yongsanparkstory.kr, www.yongsanparkstory.com, www.yongsanparkstory.net)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네이버 예약을 통해 방문날짜를 선택해 예약할 수 있다. 매일 5회차(오전 9시·11시, 오후 1시·3시·5시) 중 하나를 선택해 예약할 수 있고 회차별로 500명, 하루 최대 2500명 관람이 가능하다. 선착순 접수임에 예약 결과는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방문 시 예약자 본인과 대통령실 앞뜰 방문 희망자는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만 14세 미만 청소년과 어린이는 신분증 없이 보호자(부모·인솔교사)와 동반하는 경우 입장할 수 있다. 만 14세 이상 청소년 본인이 신청자인 경우 학생증을 지참해야 한다. 국토부는 시범개방 동안 용산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의 의견을 수렴·반영해, 오는 9월 전면 임시개방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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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금단구역’ 용산공원 열렸다…“대통령실도 보이네”한 세기가 넘는 120여 년의 시간이 지나 용산공원이 국민에 더 가까이 다가왔다. 청나라와 일본군 주둔에 이어 미군 기지로 사용되며 ‘금단의 땅’으로 여겨지던 서울 용산공원이 지난 10일부터 열흘간 시범개방된 것이다. 가까우면서도 다가갈 수 없었던 용산공원은 2003년 한미정상 간 용산기지 평택 이전 합의, 2005년 공원화 결정으로 전환기를 맞았다. 용산공원은 300만㎡, 여의도보다 큰 도심 속 초대형 공원부지이자 최근 대통령실이 용산공원과 맞닿은 곳으로 이전하면서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조성되는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 날 그 곳을 찾아가봤다. 신용산역 1번 출구에서 출발해 3분 정도 걸어올라가면 용산공원의 출입구인 14번 게이트를 만나게 된다. 현재 용산공원은 미군기지에서 사용하던 14번 게이트를 통해서만 출입이 가능하다. 출입구에 들어서자 하늘을 가리지 않는 낮은 건물들과 곳곳에 빼곡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들이 인근의 고층건물과 극명하게 대조돼 눈길을 사로잡는다. 출입구 주변에서는 용산공원을 향한 국민의 첫 걸음을 환대하는 군악대·의장대의 ‘국민이 열다’ 환영공연이 펼쳐졌다. 시범개방 첫날을 더할나위 없이 기념하듯 웅장하고 힘찬 트럼펫 소리가 방문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날인 지난 10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시민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위)/시범개방 첫날을 기념해 군악대·의장대의 환영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용산공원은 자유롭게 거닐며 주요공간을 둘러보는 방법과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함께 산책하는 방법으로 탐방할 수 있었다. 이날 첫 해설에 나선 이성남 한국국학진흥원 근대기록문화조사원은 출입구를 통해 들어오면 처음 마주하는 공간인 장군숙소를 시작으로 용산공원을 소개했다. 1959년 건축된 장군숙소는 지난 2020년 7월 개방된 서빙고역 인근 장교숙소 5단지보다 일찍 지어졌다. 전형적인 미국식 전원주택이자 정원이 딸린 단독주택 형태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장군숙소 인근에는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몇 가지 이색적인 요소들도 찾아볼 수 있다. 110볼트의 나무 전봇대와 220볼트의 콘크리트 전봇대가 동시에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는데, 특히 나무 전봇대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사용됐던 것으로 이 공간의 쌓여있는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어머니와 함께 용산공원을 찾은 서울 용산구 주민 이익표 씨는 “원래 장군관사였던 만큼, 관리도 잘 돼 있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풍겨 좋다”며 “앞으로 공원처럼 잘 쓰이면 좋겠다. 근처에 살다보니 추후 내부도 공개되면 여유 있을 때 또 오지 않을까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날인 지난 10일 장군숙소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방문객들(위). / 장군숙소 사이 조성돼 있는 가로수길.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장군숙소를 지나 걷다보면 빨간색의 ‘경청 우체통’을 만나게 된다. 용산공원에 국민이 바라는 점과 기대 등을 엽서에 자유롭게 작성해 보낼 수 있는 우체통이다. 우체통을 지나 대통령실 남측구역을 향해 가다보니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준비한 재미있는 체험공간도 만날 수 있었다. 물 맛 블라인드 테스트, 친환경 수돗물 음용, 투명 페트병 수거 등을 체험해보면서 뜨거운 햇빛을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용산공원 내부 곳곳에 설치된 경청우체통(위).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실시한 물 맛 블라인드 테스트 등 체험행사 공간. 대통령실 남측구역까지 완전히 다다르면 탁 트인 풍광과 함께 길섶으로 늘어선 플라타너스가 장관을 이룬다. 식음료 코너가 마련된 휴게공간에서는 잠깐의 쉼과 함께 들을 수 있는 버스킹 음악공연도 열렸다. 대통령실 건물을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는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드넓은 잔디밭과 관람객들을 환대하듯 바람에 움직이는 하얀 바람개비들이 하나의 풍경을 이뤄 포토존으로도 제격이다. 또 대통령실 앞뜰과 전시된 경호장비를 관람할 수 있는 대통령실 앞뜰 방문신청도 연이은 대기신청으로 많은 인파가 모였다. 서울 마포구에서 온 정영숙 씨는 “대통령실을 가까이서 바로 볼 수 있고 드넓은 잔디를 꾸민 바람개비도 굉장히 인상깊다. 새 정부가 들어서서 국민에게 용산공원을 개방해주니 벅차고,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어 힘이 생긴다”며 “우리 후손들에게 이런 나라를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다른 분들에게도 당연히 가보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내와 함께 용산공원을 찾은 황용민 씨도 “그동안 구중궁궐 같은 공간에 갇혀있던 권위주의의 상징에서 탈피해 대통령실을 이 곳으로 이전하고, 동시에 용산공원도 개방돼 정말 뜻깊고 가슴 벅차다”며 “청와대 개방 때도 갔었는데, 이 곳도 마찬가지로 멋진 관광지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반환받은 주한미군 장군 숙소부지 등에 조성된 용산공원이 시범개방된 지난 10일 시민들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이날 첫 해설자로 나섰던 이성남 씨는 “이러한 역사적인 공간에서 이 곳을 찾은 분들에게 길을 안내하며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며 “120여 년 동안의 상흔이 있는 땅이기에 이 곳의 역사성을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시범개방 첫날 방문객들과 함께 입장해 용산공원을 둘러봤다. 원 장관은 “이제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서 몇 년간 준비과정을 거쳐 국민의 새로운 휴식과 충전의 공간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산공원 시범개방은 오는 19일까지 열흘간 실시된다. 시범 개방 부지는 신용산역에서 시작해 장군 숙소와 대통령실 남측 구역, 스포츠필드(국립중앙박물관 북측)를 지나는 직선거리 약 1.1㎞의 대규모 공간이다. 개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지만 머물 수 있는 시간은 2시간으로 제한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용산공원 시범개방 안내 누리집 3곳(www.yongsanparkstory.kr, www.yongsanparkstory.com, www.yongsanparkstory.net)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네이버 예약을 통해 방문날짜를 선택해 예약할 수 있다. 매일 5회차(오전 9시·11시, 오후 1시·3시·5시) 중 하나를 선택해 예약할 수 있고 회차별로 500명, 하루 최대 2500명 관람이 가능하다. 선착순 접수임에 예약 결과는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방문 시 예약자 본인과 대통령실 앞뜰 방문 희망자는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만 14세 미만 청소년과 어린이는 신분증 없이 보호자(부모·인솔교사)와 동반하는 경우 입장할 수 있다. 만 14세 이상 청소년 본인이 신청자인 경우 학생증을 지참해야 한다. 국토부는 시범개방 동안 용산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의 의견을 수렴·반영해, 오는 9월 전면 임시개방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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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미디어체험을?방방곡곡 찾아가는 미디어나눔버스 카드뉴스로 알아볼까요? ▶버스 안에서 미디어체험을? 미디어나눔버스는 미디어 제작시설·장비를 탑재한 이동형 체험 스튜디오 차량이에요!▶2021년 미디어나눔버스 운영은? 올해도 방통위는 미디어센터가 없는 지역 주민과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노인 등 에게 미디어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총 210곳을 찾아갑니다!-초·중·고등학생 : 미래 방송인을 꿈꾸는 농·산·어촌 및 도서지역 청소년들에게 방송제작 체험을 통한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해요!-노인·장애인 : TV뉴스, 라디오 제작 등 미디어 체험을 통한 사회참여 발판을 마련해요!-군인·지역주민 : 군 복무 중인 병사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방송제작 체험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기회를 제공해요!▶미디어체험 주요 프로그램은? 아나운서·기자가 되어보는 영상미디어 체험, DJ·리포터 역할을 맡아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라디오 체험 등 다양한 미디어 체험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어요! -TV뉴스 체험, 라디오 체험, 더빙 체험, 폴리체험방송통신위원회는 찾아가는 미디어나눔버스를 통해 미디어 소외계층에게 다양한 미디어 체험기회를 제공하여 지역 간 미디어 격차 해소에 기여하겠습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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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독서산책] 사랑으로 가득한 가정의 달, 책과 함께!봄빛으로 가득 찬 푸른 대지의 기운이 느껴지시나요?사랑으로 가득한 가정의 달처럼 여러분의 마음을 행복으로 가득 채워 줄 5월의 추천 도서를 소개합니다 1.[문학] 환한 숨|조해진, 문학과지성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쁘지 않다고, 어차피 이곳에 진짜가 없으니, 왜냐하면 지금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아주 긴 꿈을 꾸고 있으므로” 조해진의 첫 책부터 아홉 번째 책인 『환한 숨』까지 줄곧 따라 읽어온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어떤 작가의 책은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그가 다음에 쓸 책이 기다려지는 이유로, 어떤 작가의 책은 그 작가 자체에 대한 신뢰 때문에 읽게 되는데 조해진의 경우에는 둘 다에 속하지 않을까. 그것은 그가 소설에서 변함없이 다루고 있는 약자나 노동자, 여성의 문제들 그리고 크고 작은 사회적 이슈들 때문일지 모른다. 거기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 하며 더 깊은 눈으로 응시하려는 작가의 모습이 소설 속 인물들에 투영돼 있고 그 겹겹의 목소리들을 하나로 들을 수 있으니까. 그의 네 번째 소설집인 『환한 숨』의 표제작 <환한 나무 꼭대기>는 투병 중인 여성과 호스피스 동창, 기댈 데가 없는 두 여성의 내밀한 서사를 따라가고 있다. 우리는 어디로 귀향(歸鄕)할 수 있을까? 또한 나의 “정확한 죽음”이란 어떤 것이어야 할까? 라는 궁극의 질문에 사로잡히게 된다. 질병과 죽음, 사람의 권리, 이름을 부여받지 못한 거의 모든 것들에 관한 작가의 다정한 시선이 더 세심해져서인지 책장을 덮고 나면 저절로 환한 숨이 내쉬어진다. 작가의 개인적 서사를 엿볼 수 있는 단편 <문래>에서의 감동도 기억해두고 싶다. 어린 딸을 두고 엄마가 밖에서 찰칵, 방문을 잠그던 소리. ‘문래’는 이제 이 소설로 인해 누구도 다시 쓰기 어려운 개인적 상징이 되어버릴 것이다. 작가의 말에 그는 이런 표현을 썼다. “어둠을 직시하면서도 결국엔 환해지는 그런 이야기”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으면 좋겠다고, 어둠에서 발견한 환한 이야기. 소설의 일이란 바로 그것이 아닐까. 그가 우리에게 또 어떤 소중한 이야기들을 들려줄지, 벌써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환한 숨』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소설가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다시 생각을 정리한다. 타인에 대한 환대의 마음, 연대의 정신, 그리고 우리가 관통하고 있는 시대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_조경란, 소설가2.[인문예술] 엄마의 마지막 말들|박희병, 창비 “희화되는 동물상은 이성적인 근대적 인간을 칭송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오히려 그를 풍자하고 조롱하는 목적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국문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생의 마지막에 놓인 엄마의 곁에서 엄마의 일상을 관찰하고 엄마와 주고받은 말들을 기록하고 있다. 저자가 기록하는 엄마의 말은 대개 경상도 사투리로 된 짧은 문장들이다. “공부하다 오나?”, “고마 죽어야 할낀데”, “내가 아파 니 기 챈다”(귀찮게 한다), “늙으나 젊으나 전다지 물건 덩어리다” (모두 골칫덩어리다), “진짜 마이 에비따” (많이 야위었다) 같은 이 짤막한 문장들, 엄마의 마지막 말들, 은유와 환유, 상징 같은 그 말들을 들으면서 저자는 인문학자답게 그 말들에 담긴 뜻을 해석한다. 그것은 말기암에 인지저하증(치매)을 앓는 환자이면서도 자나깨나 자식에 대한 걱정과 애틋함을 품고 있는 엄마의 사랑의 표현이면서, 호스피스 병동에 있는 환자들을 둘러보며 생로병사의 수레에 갇힌 사람의 일생을 애달파하는 말이기도 하다. 엄마의 말에 대한 저자의 해석은 몇 줄 남짓한 짧은 단상에서, 엄마의 말에 담긴 가족의 삶의 역사에 대한 추억, 호스피스 병원의 현실에 대한 긴 비평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것은 결국 “나는 어떻게 죽어야 하나” 라는 마지막 질문으로 이어지며, 삶과 죽음은 하나라는 저자의 통찰로 연결된다. 죽음은 결국 삶의 일부이며,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의 연속인 것이다. 연로한 부모님을 둔 독자들에게는 더욱 실감나는 기록으로 읽힐 것이다. 가족의 달을 맞아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본다는 의미에서 이 책을 5월 인문예술 분야의 책으로 추천한다. _진태원,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선임연구원3.[사회과학] 현대 한국 지성의 모험|김호기, 메디치미디어 “인문학에 종사하는 나는 엄마의 언어적·비언어적 기표들을 가능한 세심히 관찰하고 분석하고 음미하고자 했다” 한국사회는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정치 권력에 의해 갈등을 조절하고 질서를 유지하며, 재벌기업 등 자본의 논리에 의해 경제활동을 지속한다. 그러나 한 사회가 유지되고 변화를 경험하는 과정에는 지식인 집단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들은 한 사회가 처한 역사적 상황을 총체적으로 접근하고 문제를 진단하고 시대적 과제를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 한 세기 한국사회는 식민체험과 독립운동, 해방과 건국, 분단과 전쟁, 산업화와 민주화, 정보화와 세계화를 거치며 세계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의 지식인들은 민족, 국가, 사회, 가족, 개인의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응전했는가? 이 책은 정치가(김구,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와 종교인(함석헌, 김수환, 법정), 작가(이광수, 박경리, 최인훈, 박완서)와 시인(이육사, 윤동주, 김수영, 박노해), 철학자(박종홍, 김형석)와 역사학자(신채호, 이기백, 김용섭, 강만길), 사회과학자(유진오, 리영희, 박현채, 최장집), 자연과학자(석주명, 최재천)와 해외학자(강상중, 신기욱, 장하준) 등 60명의 지식인이 쓴 60권의 저서에 대한 서평 형식을 통해 지난 100년의 과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앞으로 다가오는 100년의 미래를 앞서 기획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칸막이로 나누어진 분과 학문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왕성한 대화 능력으로 활기찬 지적 향연을 펼치며 지성의 세계인 현실 세계 사이에 가교를 놓는다. _정수복, 사회학자4.[자연과학] 과학의 쓸모|전승민, 체인지업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받는 지금 우리는 과연 바이러스와 싸워 이길 방안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이 책은 과학전문기자로 오랫동안 일을 했으며 현재 프리랜서 과학저술가로 활동 중인 전승민 작가가 쓴 현재와 미래의 과학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1부 <과학,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에서 COVID-19 팬데믹이 초래한 거대 재난에서 살아남는 법을 논한다. 또한 코로나 이후 언택트 세상에 대한 묘사와 생명과학이 초래할 다양한 윤리적 문제에 대해 별개로 이야기해준다. 2부 <과학,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열쇠>에서는 미래를 열어갈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에 대해 논하며, 또한 새로운 통신기술에 대해서도 묘사하고 있다. 마지막 3부 <과학이 만드는 신세계>에서는 주로 미래의 에너지 기술과 뇌과학 및 우주과학 등 가장 첨단의 과학기술을 묘사하고 있다. 이 책은 과학저술가의 책답게 다양한 과학기술의 세계를 매우 평이하고 쉬운 글로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으며, 과학기술세계를 살아가야 할 시민으로서 가져야 할 의문과 윤리적, 사회적 쟁점 역시 적절하게 던져주고 있다. 현대사회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앞으로도 미치게 될 다양한 과학기술에 대해 시민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교양 수준의 지식을 제공한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과학기술이 어떻게 응용되고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지를 미리 엿보게끔 해주는 재미도 제공한다. 정보의 홍수 시대에 과학기술 사회를 올바로 살아가기 위해 저자는 1)과학과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2)과학적인 사고방식 3)검증된 전문가의 이야기는 중대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를 역설한다. 음모론과 가짜 뉴스의 시대에 이는 정말 필요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_권복규, 이화여자대학교 의학교육학교실 교수5.[실용일반]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황효진, 유유 “무언가를 기획한다는 것은 결국 그 무언가에 대한 주도권을 내가 갖게 된다는 뜻입니다. 콘텐츠 기획도 마찬가지겠지요.” ‘콘텐츠’란 무엇이고, ‘콘텐츠를 기획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막연한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콘텐츠로 만들어내려면 어떤 원칙과 자세로 접근해야 할까? 이런 고민과 궁리를 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1인 미디어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1인 창작자 시대’도 함께 열렸기 때문이다.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에 자신이 제작한 콘테츠를 올리는 1인 창작자, 즉 크리에이터가 되기를 꿈꾸는 이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아졌다. 책, 잡지부터 팟캐스트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기획자이자 콘텐츠 디렉터인 저자 황효진의 이 책은 바로 그런 이들을 위한 것이다. ‘읽고 보고 듣는 사람에서 만드는 사람으로’라는 부제목이 책의 성격을 잘 말해준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찾는 법, 콘셉트와 캐릭터 설정, 매체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기획법과 기획안 쓰는 법, 콘텐츠를 기획할 때 생각해야 하는 질문과 태도 등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깨워준다. 책 제목에 ‘나만의’가 들어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냥 콘텐츠가 아니라 ‘나만의 콘텐츠’라는 것. ‘나만의 콘텐츠 만들기’란 내가 겪은 일과 내가 보는 세상을 글로, 목소리로, 영상으로 새롭게 구성하여 다른 사람과 나누는 일이다. 저자는 다른 무엇보다 ‘왜?’라는 질문을 던지라고 조언한다. 내가 ‘왜’ 이 이야기를 굳이 하고 싶은지, 그 이야기를 통해 어떤 진실을 전하려 하는지, 이 콘텐츠로 다른 사람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결국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설득시키는 일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콘텐츠 기획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질문을 나 자신에게 해 봐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나의 마음이 이야기나 무언가를 직접 표현하고 싶은 욕구인지, 주변에서 다들 자기 콘텐츠가 있어야 하는 시대라고 말하니 왠지 나도 무언가를 만들어야 할 것 같은 강박에 가까운지 말입니다.” _표정훈, 평론가6.[그림책·동화] 나는 도서관입니다|명혜권 글·강혜진 사진, 노란돼지 “책 읽는 소리, 손때 묻은 서가, 이야기를 찾으러 사람들이 모이는 곳, 나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존재하지 않아요”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는 작가가 도서관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이야기를 풀어낸 그림책이다. “나는 한낱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에요. 나는 한가지 이유만으로 존재하지 않아요”라고 시작하는 그림책은 도서관의 다양한 모습, 도서관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도서관이 존재하는 여러 이유를 보여준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사서들은 책을 정리하고 분류하며 바쁘게 일을 한다. 도서관의 문이 열리기 전 그리고 문이 닫힌 뒤에 청소하고, 정리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분주한 모습도 보여준다. 하지만 이처럼 도서관이 무엇하는 곳인가를 이야기하는 부분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도서관 서가에 가득 꽂힌 책들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여러 종류의 책이 자리하고 있는 서가, 그런데 그 서가에 온갖 동물 친구들, 레이먼드 브릭스 ‘스노우맨’의 눈사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 앨리스, 양복 입은 토끼와 카드의 여왕이 얼굴을 내밀고, 뛰어가고, 날아다닌다. 우리가 책을 통해 어떻게 현실 너머를 꿈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안정된 구도, 편안한 스타일,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매우 환하고 다채로운 색감으로 책과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아낸 일러스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림책은 아름답다. 다만 ‘도서관은 이런 곳이야’라고 들려주는 이야기와 일러스트가 다소 상상 가능하고, ‘도서관’ 하면 많은 이들이 떠올리는 상식적인 모습,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다소 아쉽다. 하지만 도서관이 이런 곳이구나, 책이란 이렇게 멋진 것이구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래서 도서관에 가서 책을 만져보고,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일으킬 거라는 점에서 추천하고픈 그림책이다. 책 읽는 아이들이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도서관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한 번쯤 들기를 기대하게 된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책에 대한 책, 책과 도서관에 경의를 바치는 책이다. _최현미, 문화일보 문화부장7.[청소년] 덕질로 배운다! 10대를 위한 글쓰기 특강|윤창욱, 책밥 “콘셉트를 ‘글쓰기, 놀이의 도구이자 놀이 그 자체’로 잡았다. 글쓰기에 큰 관심이 없는 중학생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었다”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말에는 사랑하면 알고 싶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 그러나 안다고 해서 모두 사랑하게 되는 건 아니다. 그것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관심과 열정이 없으면 ‘나’의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BTS’ 팬클럽 ‘ARMY’의 회장이라면 BTS 멤버들에 대해 할 말이 너무 많지 않을까. 각 멤버의 특징, 가사, 멜로디뿐만 아니라 무대 매너, 공연 일정, 일상에 이르기까지 밤새도록 쓸 수 있을 것이다. 글쓰기는 관심과 열정의 표현이며 관찰의 결과물이다. 오감을 통해 느끼지 않은 내용은 쓸 수 없다. 대상에 대한 생각과 감정이 없는 상태에서 글을 쓰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머리가 아니라 온몸으로 글을 쓰는 방법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입시를 위한 자기소개서와 시험용 논술로 글쓰기를 시작한다면 지옥이 따로 없다. 학교에서 배우고 공부한 내용을 익히고 글로 표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덕질’로 시작한 글쓰기만큼 신나고 즐거운 일은 없다. 좋아서 하는 일은 싫증나지 않는다. 사랑하는 대상을 알아가는 일은 지겹지 않다. 청소년들의 글쓰기는 그러해야 한다고 믿는다. 아이돌뿐만 아니라 웹툰, 스포츠 요리, 게임 등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글쓰기로 시작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현직 국어교사인 저자는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면서 창의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위한 글쓰기를 시도한다. 주제와 형식을 따라가며 일반적인 원칙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글쓰기 자체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미래를 위한 글쓰기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자유롭고 행복한 글쓰기는 주체적인 삶을 위한 자기표현 능력이다. 좋은 글을 쓰려면 자신이 매료된 분야, 좋아하는 사람,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대상을 따라가는 편이 좋다. 차분하게 들려주는 선생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_류대성,「읽기의 미래」저자 이 중에 당신의 마음을 울리는 책 한 권이 있기를 바라며! 다음 달에도 풍성한 책 추천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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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독서산책] 상큼한 봄 향기를 책과 함께!어느덧 봄빛이 완연한 계절 상큼한 봄향기가 느껴지나요?따사로운 봄 날씨처럼 여러분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4월의 추천 도서를 소개합니다. 1.[문학]다시, 올리브|엘리자베스 스트라우스 저, 정연희 역, 문학동네 “사람들은 많은 것을 끌어안고 살아간단다.” 버니가 말했다. “정말로 그래. 사람들이 뭘 끌어안고 사는지 보면 늘 놀라게 돼”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십 여 년 전에 『올리브 키터리지』라는 잊을 수 없는 소설집을 출간한 적이 있다. 메인 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평생 수학 교사로 일하며 마을 사람들에게 괴팍하고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올리브’라는 여성과 그 주변 사람들의 일상을 그린 연작 소설집. 이상한 건 책을 읽을수록 이 퉁명스럽고 불친절한 여성에게 마음이 끌리고 그녀가 겪고 바라보는 삶에 점점 동참하게 된다는 점이다. 작가로서, 한 사람의 독자로서 이런 소설집을 쓰기까지 대체 삶을 얼마나 깊은 눈으로 바라봐야 가능한가? 라는 질문을 던져주었던 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실 그 책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다시, 올리브』를 손에 잡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후속작이라는 게 대체로 그렇듯 전작보다 나을 가능성이 적고 실망스러울 때가 많으니까. 그러나 한 편씩 읽어갈 때마다 더 천천히 책장을 넘기게 되는 건 무슨 이유 때문일까. 특히 <엄마 없는 아이> <시인> 그리고 마지막 단편소설 <친구>에서는 전작보다 늙고 쇠약해진 올리브가 보여주는 삶의 어떤 비밀과 통찰이 더 아프고 따뜻하다. 아들이 왜 그런 여자-올리브 마음에 들지 않는-와 결혼했는지 그녀가 깨닫는 순간에서는 경이로움마저 느껴진다. 올리브는 이렇게 말한다. “그런 순간은 우연히 어떤 관계의 어둠을 들여다보는 구멍과 같았다. 어두운 헛간에서 문이 바람에 순간적으로 열렸을 때 봐서는 안 될 것을 보는 것처럼.” 관계와 일상의 순간들, 그 틈에서 봐서는 안 될 것들을 순간적으로 보고 알아차린 올리브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나이듦과 외로움 속에서도 어째서 이토록 더 살고 싶어지는가, 생생하게 전해져온다. 살고 싶다는 생의 그 강렬한 욕구와 “인간의 경험이 서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깨닫고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이 소설집이 독자들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책의 마지막에 가까워질수록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던 오늘 하루의 은총의 순간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된다. 『다시, 올리브』를 읽은 날 일기에 이렇게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늙어감과 죽음에 관해 이보다 더 아름다운 소설집이 있을까, 라고, _조경란, 소설가2.[인문예술]동물 되기|정항균, 세창출판사 희화되는 동물상은 이성적인 근대적 인간을 칭송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오히려 그를 풍자하고 조롱하는 목적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우리가 어려을 때 들었던 옛날이야기나 읽었던 동화책에는 동물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리고 실화나 민담, 동화 속에 나오는 동물은 우리가 현실에서 접하는 동물과는 매우 다른 모습을 띤다. 그 동물들은 사람처럼 말을 하고 사람처럼 생각하며 행동한다. 또 동화나 설화의 주인공은 사람에서 동물로, 동물에서 사람으로 자유롭게 변신하기도 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변신’이라는 주제에 착안하여 서양의 역사와 문학에 나타난 ‘동물-되기’의 다채로운 측면들을 탐구하고 있는 책이다. 우선 1부에서 저자는 원시시대에 인간과 상호 변신 가능한 존재자로 간주되던 동물이 신석기 이후 문명이 발전하면서 점차 도구화되고 희생의 대상이 되어 왔음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2부에서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서 카프카의 소설에 이르기까지, 서양 문학에서 다채롭게 나타나는 ‘동물-되기’의 양상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서양 근대 사상에 깔려 있는 인간 중심주의 또는 인간 종 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적 대안을 모색하는 ‘포스트 휴머니즘’의 입장에 서 있다. 이러한 비판적 관점에서 저자는 한편으로 ‘동물-되기’의 다양한 역사적·문학적 측면들을 소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새로운 인간-동물 관계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 책의 중요한 장점은, ‘동물-되기’라는 단일한 주제를 중심으로 일관성 있고 흥미로운 인문학적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하여 인문학에 관심을 가진 평범한 독자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을 만큼 평이하게 글쓰기를 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장점이라고 본다. 주제의 진지함과 내용의 충실성, 폭넓은 독자를 확보할 수 있는 가독성을 지닌 좋은 저작을 많이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국내 인문학에서 여전히 아쉬운 점이라면, 이 책은 그런 갈증을 채워 줄 만한 좋은 책이다. _진태원,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선임연구원3.[사회과학] 쌀 재난 국가 : 한국인은 어떻게 불평등해졌는가|이철승, 문학과지성사 동아시아 정주민들은 거대한 재난이 닥칠 때만 국가의 덕을 보고, 평온한 일상에서는 각자의 욕망과 착취가 횡행하는 세계화된 시장을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이다. 무엇을 해야 할까? 세계인권선언은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난다고 말하지만 현실에는 도처에서 불평등이 불쑥불쑥 얼굴을 내민다. 청년들 사이에는 언제부터인가 ‘헬조선’이라는 말과 함께 ‘금수저, 흙수저’라는 말이 널리 쓰이고 있다. ‘부자아빠, 부자아들’, ‘거지아빠, 거지아들’이라는 표현도 귀에 익숙하다.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인생행로와 삶의 질이 거의 결정된다는 말이다. 상층으로 올라가는 ‘승강기가 고장난 사회’를 사회학자들은 ‘사회적 이동성이 낮은 사회’라고 정의한다.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기 힘들어졌다는 말이다. 눈을 크게 뜨고 둘러보아도 인간이 사는 세상은 어디나 다 불평등하다. 그러나 불평등의 정도와 그것이 만들어지는 기제, 그것을 인식하는 방식, 그리고 그것에 대처하는 방식은 나라마다 다르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의 자산과 소득 불평등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지되고 있는가? 이 책은 오랜 세월 지속된 ‘벼농사 체제’에서 만들어진 협력과 질시의 인간관계, 연고주의와 위계질서로 움직이는 연공제 조직문화, 여성 배제와 차별의 문화, 구휼국가체제 등의 오래된 전통이 산업화세대와 386세대를 거쳐 N포세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를 어떻게 불평등을 만들었는가를 적절한 사회학적 언어와 풍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명확하게 설명한다. 나의 조부모와 부모를 포함하여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지는 가족의 역사, 내가 속한 세대와 나의 나이, 그리고 나의 성별이 나의 학력, 직업, 소득, 자산, 건강 상태, 사회적 관계의 범위 등에 두루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알고 싶다면, 그리고 좀 더 평등한 사회, 모두가 인간의 품위를 유지하며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알고싶다면, 누구라도 꼭 읽어보아야 할 필독서다. 이 책은 특히 가난한 집안 출신, N포세대, 비정규직, 비혼 여성으로서 몇 겹의 차별 대우를 받고 있는 사람에게 도대체 왜 그런 대우를 받고 있는가를 명확하게 설명해준다. 세상이 움직이는 방식을 알아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고 느끼면서 왜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만들어졌는가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하나의 탐조등이 될 것이다. _정수복, 사회학자/작가4.[자연과학] 바이러스의 시간|주철현, 뿌리와이파리 생물학적으로 힘없는 인간이 지배종이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멸종의 위기를 넘겨야 했다. 그 위기들을 극복해낸 원동력은 타인의 불행에 공감하고 희생을 고귀하게 여기는 인간성이었다. 이 책은 현재 울산의대 미생물학과에 근무하는 “주철현 교수가 들려주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모든 것”이다. 이 책은 1)팬데믹 2)바이러스 3)면역 4)방역 5)과거·현재·미래의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부는 주제와 관련된 11개의 장으로 이루어졌다. 현재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의 가장 큰 관심사인 COVID-19 팬데믹에 대해 잘 훈련된 바이러스학자이자 면역학자의 날카로운 눈으로, 그러나 바이러스와 질병을 떠나 과거와 현재, 미래에 이르는 인간과 바이러스와의 상호작용을 아우르는 통찰력을 제공해 주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그러면서도 초보자도 쉽게 바이러스와 면역, 역학의 전모를 이해할 수 있도록 어려운 전문용어를 가급적 배제한 채 평이하게 서술하였으며, 곳곳에서 등장하는 삽화와 사진은 이 책의 읽는 재미를 돋구어준다. 이 책을 읽으면 그동안 COVID-19 상황에서 가졌던 의문을 대부분 해소할 수 있다. 왜 초기 방역에 실패했는지, 백신은 어떻게 작용하는지, 백신은 꼭 맞아야 하는 것인지, 왜 서구 선진국들의 방역시스템이 만족스럽지 못했는지, 마스크는 어떤 효과가 있는지 등이 그러한 의문들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그러한 의학적이고 기술적인 설명을 넘어서서 과학기술사회를 살아가는 인간 종이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저자는 말한다. “생물학적으로 힘없는 인간이 지배종이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멸종의 위기를 넘겨야 했다. 그 위기들을 극복해낸 원동력은 타인의 불행에 공감하고 희생을 고귀하게 여기는 인간성이었다.” 결국 이 위기를 극복하고, 또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다음 팬데믹을 예방하는 가장 강력한 힘은 “인류에 대한 공감의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라 주장한다. _권복규,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5.[실용일반]소년을 읽다|서현숙, 사계절 고생한 손을 보고 마음 아파하는 아이, 다른 이의 고단한 삶을 불쌍하게 여기는 아이가 여기에 왜 있을까?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을 교정·보호하는 법무부 소속 특수교육기관. 소년원이다. 저자는 고등학교 국어교사다. 2019년 3월부터 1년 동안 교육부의 ‘의무교육단계 미취학·학업중단학생 학습지원’ 시범사업 파견교사로 소년원에서 가르쳤다. 그 경험을 담은 책이다. “자라온 가정환경이 안온하지 않은 아이, 소년원에서 형기를 마치고 나가도 마땅히 돌아갈 집이 없는 아이, 극심한 가정폭력을 경험한 아이”들. 저자는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시를 외우고, 토론을 하고, 작가를 초청해 만남을 가졌다. 일반 학교에서라면 오히려 하기 힘든 특별한 국어 수업. 김동식, 박찬일, 이종철, 탁경은, 정은정 등 작가들이 소년원을 찾아주었다. 아이들은 작가 편지 낭독, 인상 깊은 구절 낭독, 작가 소개 등을 맡았다. 그 경험은 아이들에게 특별했다 “환대로 사람을 맞이하는 경험, 자신이 주체로 활동하는 경험은, 나도 타인도 소외시키지 않는 연습이다. 사람의 온기를 느끼는 연습이다. 이런 연습이 쌓이면 삶에서 적어도 ‘나’를 소외시키지는 않을 것 같다. 막 살지 않을 것 같다. 길 밖으로 떨어지더라도 자신을 돌보며 다시 삶의 길 위에 올라서게 되지 않을까. 두 다리에 힘주고 걸어가게 되지 않을까.” 강준이(가명)가 저자에게 묻는다. “제가 이전과 다르게 살 수 있을까요? 그게 제일 겁나요. 여기 들어오기 전과 똑같은 삶을 살게 될까 봐…” 전국 10곳 소년원에 1000여 명이 수용돼 있다. 소년원생 중 40%가 재입소한다. 동수(가명)가 말한다. “방 밖에 나가도 역시 소년원이잖아요 감옥방을 나가야 또 감옥인데요 뭐.” 저자는 ‘사회적 돌봄’의 필요성을 말한다. 그 돌봄이란 ‘좋은 삶’에 대한 욕망을 일깨우는 일이다. “나도 좋은 삶을 살고 싶다. 소년이 이런 삶을 원하게 되는 것, 이것이 사회와 사회의 어른들이 소년을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다. 욕망이 가는 길을 바꾸는 것이 최고의 교정·교화가 아닐까. 소년이 좋은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좋은 삶을 욕망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소년원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 _표정훈, 평론가6.[그림책/동화] 안녕? 나의 핑크 블루|소이언 저, 윤정미 사진, 우리학교 세상에는 여자아이의 색도 남자아이의 색도 없다는 것을요. 세상에는 핑크와 블루 말고 다른 색도 많다는 것을요. 젠더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여자아이는 분홍, 남자아이는 파랑’으로 나누는 색깔 이분법은 많이 사라졌다. 많은 엄마들이 딸들에게 “공주는 왕자와 결혼해 그 후로 오랫동안 행복했습니다” 라고 끝나는 디즈니 프린세스 물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것처럼 딸에게 선뜻 분홍 레이스 드레스를 사주길 주저하게 된다. 인위적으로,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은, 거꾸로 생각하면 의도적으로 피해야할 만큼 관습이 강력하다는 것이기도 하다. 아직 우리는 갈 길이 한참 멀다는 이야기다. 『안녕? 나의 핑크 블루』는 색깔을 통해 젠더 통념을 이야기하는 사진 그림책이다. 사진작가 윤정미가 2005년부터 하고 있는 ‘핑크&블루 프로젝트’를 옮겼다. 이 프로젝트는 여자는 분홍, 남자는 파랑이라는 젠더와 컬러의 관계를 포착해, 국내외에서 화제가 된 전시이다. 분홍 물건에 둘러싸인 여자아이, 파랑 물건 속에 있는 남자아이의 사진들. 여기에 소이언 작가의 글이 더해져, 메시지가 보다 분명해졌다. 그림책은 왜 여자아이는 분홍, 남자아이는 파랑의 바다에서 살아가야 하는가? 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해 젠더의 통념 전체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한 것이 개인의 취향과 개성이 아니라 관습의 결과일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발견하고, 어떻게 나의 것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그래서 이 그림책은 부모들이 함께 봐야할 그림책이다. 아이들이 선택하기도 전에 자신의 취향을 강제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묻게 한다. 그리고 좋은 텍스트가 늘 그렇듯, 이 그림책도 많은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사진 속에 넘쳐나는 분홍, 파랑 물건들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있는지에 대해, 그 넘침과 비움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한다. _초현미, 문화일보 문화부장7.[청소년] 세상 좀 바꾸고 갈게요|제이미 마골린 저, 정아영 역·서해문집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정의가 거저 주어지는 곳이 아니다. 정의를 요구하고, 요구하고, 또 요구해야 하는 곳이다. “사람들이 고통받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생태계 전체가 붕괴하고 있어요. 우린 대멸종의 시작점에 있는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하는 이야기는 오로지 돈과 영구적인 경제성장에 관한 동화뿐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죠?” 2003년생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019년 9월 23일 유엔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남긴 트윗에 전 세계가 주목했다. 그레타 툰베리가 적극 추천한 이 책의 저자 제이미 마골린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 변혁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10대’라는 점이다. 성적과 대학 간판이 평생을 좌우한다고 믿는 대한민국의 학교에선 골칫덩이 아이로 보였을 것이다. 공부할 시간도 없는데 정치와 사회 문제를 고민하고 직접 활동가로 나서겠다는 아이를 응원할 부모와 교사는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이들이 우리의 미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저절로 세상을 알게 되고 자연스레 비판적 안목이 생길까. 세상을 바꾸는 건 정치인에게만 맡길 수 없고 선거만 잘하면 되는 일도 아니다. 그레타 툰베리도 이 책의 저자인 제이미 마골린도 학교에서 배운대로 세상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일찍 깨닫고 사회활동가로 거듭났다. 기후변화 대응 활동가이자 청소년 환경운동 단체 ‘제로 아워’(Zero Hour)를 만든 미국소녀는 칼럼을 작성해 언론사에 배포하고, 평화 시위를 기획하며, 소셜미디어와 기성 언론을 활용하고, 장기적으로 활동가로서 살아가는 현실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사회운동은 폭력적이고 시끄럽고 시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평화적이고 예술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의 참여를 유도해보자. 이 책은 단순히 기후변화에 대한 인류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게 아니라 우리 삶을 스스로 바꾸기 위한 노력과 자세를 가다듬게 한다.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방법을 상세하게 소개하며 실제 활동가들의 인터뷰를 덧붙였다. 독자는 이를 활용해서 현실적인 문제의 개선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_류대성 위원, 『읽기의 미래』 저자 이 중에 당신의 마음을 울리는 책 한 권이 있기를 바라며! 다음 달에도 풍성한 책 추천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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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짜게, 덜 달게, 덜 기름지게”…한국인을 위한 식생활지침정부가 국민의 건강하고 균형잡힌 식생활을 위한 식품 및 영양섭취, 식생활 습관 및 문화 등과 관련된 9가지 수칙을 제시했다. 보건복지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민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일반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권장 수칙이 담긴 ‘한국인을 위한 식생활지침’을 14일 발표했다. 이번 지침은 국민영양관리법에 근거해 2016년 발표한 ‘국민 공통 식생활지침’ 이후 5년 만에 마련된 것으로, 각 부처에서 건강한 식생활과 관련해 강조하고 있는 정책적 사항들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지침은 식품 및 영양섭취(1~3번), 식생활 습관(4~6번), 식생활문화(7~9번)로 나뉘는데, 먼저 식품 및 영양섭취에서는 균형 있는 식품 섭취, 채소·과일 섭취 권장, 나트륨·당류·포화지방산 섭취 줄이기 등을 강조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과일·채소 섭취는 감소 추세에 있고, 나트륨 과잉 섭취와 어린이의 당류 과다 섭취의 문제는 지속되고 있어 만성질환의 효율적인 예방을 위한 영양·식생활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만성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과일·채소의 권고 섭취기준인 1일 500g 이상을 섭취하는 인구 비율은 2015년 이후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으며, 젊은 성인의 과일·채소류 섭취량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 2월 나트륨·당류 저감화 추진 방안을 발표해 나트륨·당류 섭취에 대한 장기적인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향후 영양표시 의무 대상 가공식품 확대, 나트륨·당류 저감식단 개발, 건강식생활 실천을 위한 인식교육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식생활 습관 관련 지침에서는 과식을 피하고 신체활동을 늘리기, 아침식사 하기, 술 절제하기 등 비만을 예방할 수 있는 수칙들을 제시했다. 우리나라 성인 비만율과 아동·청소년 비만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이에 비해 신체활동 실천율, 아침식사 결식율, 고위험음주율 등은 개선되고 있지 않기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 중 비만은 발병 이전에 예방·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책으로 올바른 식습관과 꾸준한 신체활동이 요구되는만큼, 정부는 2018년에 범부처 합동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일상 속에서 건강한 생활을 독려하기 위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코로나19 건강생활수칙과 한국인을 위한 걷기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안내하고 있다. 한편 식생활문화 관련 지침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위생적인 식생활 정착과 지역 농산물 활용을 통한 지역 경제 선순환 및 환경 보호를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음식물류 폐기물 배출량은 증가 추세에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위생적인 식습관 문화 정착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으로, 정부는 ‘식사문화 개선 추진 방안’을 수립해 식사문화 인식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또 농식품부·식약처는 음식 덜어먹기 확산을 위한 ‘덜어요’ 캠페인을 실시 중이며, 식약처는 남은 음식 싸주기 등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운동을 음식문화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농식품부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로컬푸드)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 푸드플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신선한 먹거리 제공, 푸드 마일리지 감소 등 환경 보호를 추구하고 있다. 이윤신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이번 식생활지침이 국민들께 건강한 식생활 실천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향후 지침의 구체적인 실천과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국민들께 알려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용직 농식품부 식생활소비급식진흥과장은 “관련된 3개 부처 협업을 통해 국민을 위한 식생활 지침을 만든 것은 고무적인 일이며, 앞으로도 부처 간 지속적으로 밀접한 연계를 통해 올바른 식생활 확산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영진 식약처 식생활영양안전정책과장은 “식약처는 건강한 식생활 실천을 위해 영양표시 및 생활 속 실천방법 등 정보제공을 강화하고, 나트륨·당류 저감화를 통해 국민들의 식습관 개선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일상 속 건강한 식생활 정착 등을 위해 이번에 발표한 한국인을 위한 식생활지침을 4월의 건강이슈로 선정해 적극 홍보하고 안내할 계획이다. 문의 :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044-202-2821), 농림축산식품부 식생활소비급식진흥과(044-201-2272),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생활영양안전정책과(043-719-2262) [자료제공 :(www.korea.kr)]